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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교도인 걸까

김지원 2020.02.24 05:09 조회 수 : 151

나는 비교도인 걸까
  •  김은상 교도
  •  승인 2020.02.11 19:21
  •  호수 1160
  •  댓글 1

 
대학생 희망숲8

기도한다고 바뀌는 것이 있을까. 인과응보이니, 전생과 내생이니 하는 말들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종교는 논리적이지 않다고 나는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주변 친구 중에도 부모님이 종교인이지만 자신은 무교라고 하는 친구도 종종 보았다. 나 또한 그들처럼 그러했다.

신앙심이 없는데 자신을 종교인이라 할 수 있을까. 굳이 따지자면 나는 무교에 더 가까운 편이다. 과학적 사실만을 믿는 요즘 세대들에게 신앙이란 참 어려운 화두다. 그런 이유로 나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교당을 다닐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앙심 없이는 교당을 다닐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내가 다니는 중앙대학교에 교우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중앙대학교원불교교우회(이하 중원회)를 소개받았다. 종교활동을 주말이 아닌 주중에 하고, 저녁식사를 제공한다는 말에 혹해 가끔 다니기 시작했다.

중원회는 주말에 부모님을 따라 다녔던 교당 법회와는 달랐다. 내 나이 또래에 맞춘 눈높이 법회를 처음 접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종교인일까 하는 물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카투사로 군 복무를 하게 됐다. 그곳에서도 주말이면 외출·외박이 보장되는 삶을 즐기느라 바빴지, 교당에 다닐 생각을 못했다. 병영 내에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플을 다니게 됐고, 나는 목사님에게 “무신론자인데 계속 다녀도 괜찮냐”는 다소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목사님은 “다니면서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인데, 나는 왜 그때도 믿음이 바탕되어야만 교회나 교당을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전역하고 복학 후, 나는 교무님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예의 바르게 말하려 했지만 어떻게 해도 무례한 질문이라 그냥 물었다. 대답은 같았다. “교당에 다니며 공부하면서 알아가면 그만”이라고 했다.

나는 본명과 법명이 같다.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원불교 교도였다. 하지만 스스로 원불교 교도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교당을 다녔다. 여전히 내생이나 전생은 못 믿겠지만 조석으로 심고를 모시고,교당에 다닌다. 2년 전의 나를 생각하면 엄청 놀라운 일이다. 모 유튜버가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 생각난다. “비혼주의의 완성은 결혼이다.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으니까.” 마찬가지다. 종교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싶다. 와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다 보면 알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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