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법문
객이 묻기를 "귀교의 교명을 원불교라 하였으니 원의 뜻을 알고자 합니다." 정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원은 형이상으로 말하면 언어와 명상이 끊어진 자리라 무엇으로써 이를 형용할 수 없으나, 형이하로써 말하면 우주만유가 다 이원으로써 표현되어 있으니, 이는 곧 만법의 근원인 동시에 또한 만법의 실재인지라, 그러므로 이 천지 안에 있는 모든 교법이 비록 천만 가지로 말은 달리 하나 그 실에 있어서는 원 이외에는 다시 한 법도 없는 것입니다." 말하기를 "원의 뜻이 그와 같이 원융하다면 당돌한 말씀 같사오나 원도(圓道)라 또는 원교(圓敎)라고 이름하시는 것이 모든 교법을 포용하는데 더 원만하지 않을까요. 불교가 비록 노대 종교일지라도 아직도 세상 인식이 일부의 교의로 짐작하는 이 적지 않은 듯 하오니 거기에 대하여 한번 더 생각해 보심이 어떠하실까요." 말씀하시기를 "불(佛)은 곧 깨닫는다는 말씀이요 또는 마음이라는 뜻이니, 원의 진리가 아무리 원만하여 만법을 다 포함하였다 할지라도 깨닫는 마음이 없으면 이는 다만 빈 이치에 불과한 것이라, 그러므로 원불(圓佛) 두 글자는 원래 둘이 아닌 진리로서 서로 떠나지 못할 관계가 있으며, 또는 과거의 불교로 말할지라도 근본 교의가 일부에 치우치는 것은 아니건마는 그 제도 여하에 따라 세상 사람들이 자연 일부의 교의로 오인한 것이니 그 제도를 새로이 하면 불법의 정체가 진리 그대로 원만하게 세상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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